오늘의 레시피는 소 꼬리곰탕입니다.독일어로는 Ochsenschwanzsuppe입니다. Ochsenschwanz는 꼬리, Suppe는 수프입니다. 독일의 소 꼬리 스프의 레시피를 안다면 참 좋겠지만 제가 아는 건 한국의 소 꼬리곰탕밖에는 없네요.
꼬리곰탕 에피소드
밑에 사진은 소 꼬리와 스프 끓일 때 사용하는 뼈와 고기입니다. 저는 이 두 개를 모두 함께 넣어서 끓였습니다. 사실 꼬리 곰탕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손도 많이 가기 때문에 잘 안 해 먹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사 먹는 편이 편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있는 이 곳은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쯤에 있는 독일이므로 먹고 싶다면 해 먹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주 내내 너무 추웠던 나머지 갑자기 남편님께서 꼬리곰탕을 먹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끓이는 일이 만만치 않음을 서로 알기에 할까 말까 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독일은 한국보다 고기 값이 저렴하다 보니 이럴 때 푸짐하게 먹지 언제 이렇게 푸짐하게 먹겠어 싶어서 하기로 합니다.
때는 금요일, 어 학원이 끝나고 전 늘 가는 EDEKA로 갑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정육 코너로 갑니다. 사실 정육 코너는 두 군데로 나눌 수 있습니다. 팩으로 포장되어 냉장보관이 되어있는 곳과 우리나라 정육점처럼 고기들이 부위 별로 진열되어있고 안에 직원에서 주문해서 포장해 받는 곳 이렇게 두 군데가 있습니다. 전 우선으로 팩으로 포장되어있는 꼬리가 있는지 확인 먼저 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어있는 고기가 냄새가 좀 덜하고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가끔 여름이나 꺼내 놓은지 좀 된 고기가 있으면 색이 검거나 표면이 말라있고 고기 누린내가 많이 납니다. 나중에 안 내용인데 독일인들은 이 냄새를 잘 못 맡는다고 합니다. 그 사실이 살짝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렇게 포장된 고기는 좋은 고기가 아니라고 합니다. 남편이 회사 사람한테 들은 내용인데 그들은 절대 대형마트에서 포장된 고기를 사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짜 안 좋은 고기라고 하면서 정육점에서 떼서 먹기를 추천한다고 남편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자신들은 늘 가는 정육점이 있고 대형마트보다는 조금 더 비싸기는 하지만 건강하고 좋은 고기를 먹는 것이 자신들과 가족들의 건강에 좋다고 해서 그렇게 먹는다고 남편에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러고는 꼭 정육점의 고기를 사다가 먹으라고 합니다. 저희 동네는 정육점이 따로 없어서 늘 REWE나 EDEKA 같은 대형마트에서 사다 먹었습니다. REWE에는 정육 코너가 따로 없어서 모든 고기가 포장되어 나오고 EDEKA는. 거의 에데카에 가서 정육 코너에서 거의 사 먹기는 하지만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우리가 잘 먹고 있는지 걱정과 고민이 되었습니다. 어느 나라든 먹는 것이 중요하긴 한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몰라서 그렇지만 안다면 역시 나 더 좋은 걸 먹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인 듯합니다.맘 같아서는 BIO를 먹고 싶지만 고기는 너무 비싸서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어째 든 따로 포장되어 있는 꼬리가 없길래 얼른 고기 진열대로 갑니다. 고기 진열대를 보니까 그 곳에 소 꼬리가 있었습니다. 사실 금요일 저녁에는 항상 사람이 많아서 대기 표를 뽑고는 한참 기다려야 했습니다. 고기 확인 후 바로 대기 표를 뽑고 얼마나 사야 할지 보고 있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제 번호가 지나가 있었습니다. 소 꼬리가 구석에 있고 부르는 건 반대쪽 아주머니께서 부르다 보니 못 들어버린 것이었습니다.그래서 새로 뽑았습니다. 제가 번호표 가지고 있는데 또 뽑는 것을 본 어느 독일 아저씨가 너 하나 가지고 있지 않아 하길래 내 번호를 듣지 못해서 지나버렸어라고 했더니 놀라면서 너 독일어 할 줄 알아 라고 말하였습니다. 사실 아저씨께서 저에게 먼저 독일어로 말하셨다는 사실을 까먹으신 것 같았습니다. 사실 여기서 독일어를 하다 보면 너 독일어 할 줄 아냐고 신기하게 또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독일어 공부하는 기쁨이 큰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더 말하게 되고 한마디라도 더 듣게 되니 저에게는 아주 좋은 일인 듯합니다.어째 든 그분께서 여기서는 번호를 잘 들어야 된다면서 지나면 안에 사람한테 말하면 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고맙다고 했더니 주말 잘 보내라고 하면서 쿨 하게 떠나셨습니다. 정말 고마운 아저씨였습니다. 하지만 소심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저는 중간에 치고 말하기도 그래서 그냥 다음 번호를 기다리곤 제 차례가 되어서 꼬리 큰 걸로 5개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1300g정도 나왔습니다. 1KG당 9유로 쯤이여서 11유로 좀 넘게 나왔습니다. 잡 뼈를 섞어서 끓이면 더 뽀얀 국물을 낼 수가 있다고 해서 FleischsuppeFleischsuppe 할 때 사용하는 고기랑 뼈가 있어서 5유로 조금 넘게 구입했습니다. 밑에 있는 사진입니다.
<재료>
소 꼬리(Ochsenschwanz) 1300g,
국거리 소고기와 뼈(Suppenfleisch) 650g,
양파 1개, 파 1개, 마늘 7개, 무 1/3개
생각보다 간단하고 적은 재료인 듯합니다. 그리고 자기 전에 물에 담가 놓고 잤습니다. 물은 자기 전과 자고 난 후에 4번 정도 남편과 제가 생각나는 데로 물을 갈아 주었습니다. 큰 냄비에 모두 넣고 물을 가득 넣고 한 번 삶아냅니다. 초벌을 먼저 합니다. 그래서 불순물을 한 번 제거합니다. 끓으면서 물 위로 뭐가 떠다닐 때 꺼내서 찬물로 깨끗이 씻어준 후 가위로 보이는 지방을 제거해 주시면 됩니다. 생각보다 깨끗한 꼬리였습니다. 냄비도 깨끗이 씻어준 후 물과 꼬리, 고기, 뼈를 넣고 삶아줍니다. 예전에는 이렇게만 끓였는데 다른 블로거들을 보니까 이때 양파, 파, 마늘 같은 걸 넣어주길래 저도 넣어보았습니다. 양파는 하나를 겉껍질까지 포함해서 반 썰어서 넣고 파도 크게 반만 잘라서 넣고 마늘은 7개 정도 넣었습니다. 나중에는 거의 다 풀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3시간 동안 졸인 후 물을 붓고 해서 여러 번 끓이고 중간에는 무를 큰 덩이로 3개 정도 넣어서 함께 끓여줬습니다. 그 후에 한 번 체에 걸러서 국물을2/3 정도 다른 냄비에 옮겨 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1/3 정도 남은 국물과 꼬리에 물을 붓고 2번째 삶기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2시간 정도 더 끓인 후 처음 나온 국물과 섞어서 먹었습니다. 무는 적당히 잘라서 함께 먹었습니다. 채소가 들어가서 그런지 국물은 뽀얗기보다는 약간의 어두운 색이 있었지만 감칠맛은 더 좋았습니다. 소금, 후추와 썰어 놓은 파를 함께 넣어서 밥이랑 말아먹으니 너무 맛있었습니다. 그 맛을 본 후로는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 녹아버렸습니다.
<조리법 정리>
1. 물에 소꼬리와 고기 및 뼈를 넣고 핏물을 뺀다.
저는 자는 동안 했습니다.
2. 큰 냄비에 소 꼬리와 고기 및 뼈를 넣고 물을 모두 잠길 만큼 넣은 후 끓인다.
3. 불순물이 올라올 정도로 끓인 후 찬물로 깨끗이 소꼬리와 고기 및 뼈를 씻은 후
지방 제거 해준다. 냄비도 깨끗히 씻는다.
4. 냄비에 다시 소 꼬리와 고기 및 뼈를 넣고 물을 잠길 만큼 가득 넣은 후
양파 1개 반 썰어서 넣고
파도 중간에만 한번 갈라서 넣고
마늘 7개까지 넣고 삶아준다.
양파 껍질이 깨끗하면 함께 넣어주는 것이 좋다.
고기 잡내 제거에 좋다고 한다.
5. 물이 줄어들면 또 넣고 끓여준다.
중간에 무를 1/3정도 썰어서 통으로 또는 원하는 크기로 썰어서 넣어준다.
대신 작게 썰면 나중에 풀어지므로 작게는 썰지 않는다.
6. 중간중간 위에 떠오르는 기름을 제거해 준다.
7. 3시간 후 국물이 어느 정도 색을 내면 체에 걸러 전체 국물의 2/3만 다른 냄비에 옮겨 담는다.
8. 남아있는 국물과 꼬리 및 고기, 뼈에 다시 물을 넣고 삶아준다.
9. 2,3시간 후 국물이 어느 정도 색을 내면 첫 번째 걸러냈던 국물과 섞어서 먹으면 된다.
10. 먹을 때는 썰은 파와 후추, 소금을 취향 껏 넣어 먹으면 된다.
남아있던 김치와 함께 먹으니 너무 좋았습니다. 한국에 온 것 같고 뜨끈하고 맛도 좋고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남편도 너무 좋아해서 제가 더 좋았습니다. 추운 겨울 당분간은 반찬 걱정 없을 것 같습니다. 국물이 있는 김에 만두 국이나 떡국도 한 번 해 먹으려 합니다. 이번에 주문해서 모두 사놓았습니다. 사실 요리하면서 사진을 찍어 놓았으면 좋았을 것을 중간중간 뭐 한다고 사진을 빼먹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위에 고기 사진만 마트에 가서 찍어 올렸습니다. 그래서 사진보다는 저의 이야기, 수다거리가 더 많았습니다. 레시피라기보다는 그냥 이 꼬리곰탕에 엮인 저의 이야기를 읽으셨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레시피 찾으러 들어오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더 열심히 하는 더 꼼꼼하게 정보를 올리는 하치가 되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만 많아서 읽기 힘드셨겠어요. 다음에서 사진도 꼭꼭 많이 찍어서 깔끔하게 이해하기 쉽게 잘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블로그 신생아라서 그런가 봅니다.
독일에서는 저렴하게 꼬리곰탕을 해 드실 수 있어요. 다른 고기보단 약간 금액은 있지만 한국보단 엄청 저렴한 거니까 해 드시는 데는 부담이 적으실 것 같습니다. 게다가 냉동도 아니고 생고기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기름이나 잔여물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고기 살 때 아주머니께서 잘 골라주신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끓이는 것이 좀 신경 쓰이고 계속 왔다 갔다 해야 하지만 그만큼 보람찬 결과물이 나오니 더 뿌듯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한국에 살았으면 곰탕 집을 갔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여러분들도 추운 겨울 따뜻한 꼬리곰탕으로 따뜻한 겨울나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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