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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일상

내가 생각하는 독일의 봄

by 하치(Hachi)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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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치입니다.
어느덧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어요. 불과 이삼일전만 해도 눈보라가 휘날리고 눈이 쌓이던 독일의 날씨가 이제는 제법 따뜻해졌습니다. 바람은 아직 많이 불지만요. 이제 슬슬 둘째 귤이와 밖으로 나들이를 나가고 되겠어요. 사실 지금도 나가도 되지만 진짜 체력이 저질이라 집에서 아이케어만 해도 진 빠집니다. 오늘도 역시 전 집에서 둘째 귤이와 지지고 볶고 나름 행복하고 재미나게 보냈어요. 요즘 낮잠이 짧아져서 아주 아쉬는 하루하루지만 그래도 저를 보고 빵긋 웃어주는 귤이를 볼 때마다 행복합니다. 요즘 껌딱지시즌이라 힘들지만 그래도 안을 때마다 그 자그마하고 오동통한 팔로 저를 꼭 안아주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요!! 진짜 너무 행복해서 귤이를 안고 막 난리를 피운답니다. 진짜 둘째는 사랑입니다❤️ 갑자기 이야기가 산으로 갔네요. 어째든 따뜻한 봄이 왔어요.!!

 

 

내가 생각하는 독일의 봄


1. 꽃가루의 시작.
꽃가루의 계절이라 생각합니다. 독일은 어디를 가든 자연이 늘 함께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곳곳에 정원이나 공원, 산책로들이 정말 많아요. 그만큼 나무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만큼의 꽃가루들도 어마무시합니다. 한국도 봄이 되면 노랗게 꽃가루들이 많이 날리잖아요? 독일도 그렇습니다. 심한 날에는 창문열기가 겁나요. 집에도 노랗게 쌓이거든요.. 그 짧은 환기하는 시간에 말이죠. 비염이 있는 저에게는 그다지 좋지 못한 소식입니다. 저는 Pollenflug라는 어플로 하루하루 어떤 꽃가루가 얼마나 날리는지 확인해요. 3월 초부터 알람이 뜨길래 아.. 봄이 왔구나 했습니다.

독일꽃가루확인어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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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명이나물이 올라오는 시기.
독일에는 명이나물이 있어요. Bärlauch라고 불리우는데 Bär(곰)+lauch(파) 두 단어가 합해진 단어입니다. 한국에서도 명이나물의 다른 이름이 곰마늘이잖아요?? 비슷해서 신기했어요. 이 명이나물은 봄에 채취할 수 있는데 이맘때 올라옵니다. 오늘 남편이 첫째 똑똑이 하원시키면서 장보고 산책한 곳이 명이나물 올라오는 곳이었어요. 명이나물은 올라왔던 곳에 또 올라와서 한 곳을 알아두면 매해 채취해서 먹을 수 있답니다. 오늘 남편이 산책하면서 사진 찍어 보내줬어요. 명이나물이 올라오고 있다고.! 아이들 키우면서 정신없어서 매해 장아찌해먹던 것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고기라도 싸 먹자고 하네요. 이제 막 올라와서 좀 더 올라오면 따오려 합니다. 명이나물을 채취할 때 조심해야하는 것은 명이나물과 비슷하게 생긴 독초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잘 확인하고 채취해야 합니다. 독일 사람들도 명이나물을 캐서 먹기 때문에 독초를 먹고 사망한 기사를 보기도 합니다. 가장 쉬운 구분법은 뜯을 때 냄새를 맡으면 명이나물에서는 진한 마늘냄새가 납니다. 그걸로 구분하면 쉬워요.

독일명이나물
독일명이나물


3. 사하라사막발 황사.
독일에도 황사가 있다는 것 아십니까? 게다가 오는 곳은 교과서에서나 들어봤던 사하라사막.. 유럽밑에는 아프리카대륙이 있죠. 그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사하라사막에서 모래폭풍이 올라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이야 했는데 기사로 접하고는 아 진짜구나 싶었습니다. 진짜 세상이 노래요. 굳이 나가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입안에 모래가 씹혀요. 네.. 전 아프리카 모래도 먹어본 사람입니다. 원치 않았지만요. 이번엔 심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4. 흰 아스파라거스와 딸기부스 오픈.
봄이 되면 독일의 곳곳에 작은 부스들이 오픈을 합니다. 그중 딸기모양의 작은 부스, 좌판이 보일 거예요. 그곳에서는 딸기를 팝니다. 딸기농장에서 거의 운영을 해서 직접 딸기를 따서 판매합니다. 신선하고 맛있어요. 가격은 마트딸기보다 조금 있지만 뭐랄까? 봄인 딱 이때만 파는 딸기와 아스파라거스라는 느낌에 왠지 발길이 가게 되는 그런 느낌입니다. 흰 아스파라거스는 봄에만 나와요!! 그래서 봄에는 흰 아스파라거스를 꼭 먹어줍니다. 제철채소인 셈이죠.! 레스토랑에도 봄에만 파는 흰 아스파라거스로 만든 메뉴가 있을 정도니까요. 저희도 조만간 사다가 고기랑 같이 구워먹어야겠어요. 너무 맛나거든요. 구우면 옥수수같이 달짝지근해요. 왕 추천입니다.!

5. 참 뭐 같은 날씨.
진짜 날씨가 참 그렇습니다. 오죽하면 독일사람들도 봄의 중간인 4월을 보고 미를 친 사월이라고 할까요. 진짜 3, 4월 동안은 비가 왔다가 눈이 왔다가 바람이 불다가 햇볕이 나오다가 흐려지다가 추워지다가 따뜻해지다가 우박이 떨어지다가 이런 것들이 하루에 모두 나오기도 하고 하루 걸러 변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날씨 좋다고 방심하면 큰일 나요. 감기, 독감, 호흡기질환, 피부질환들이 들고일어나는 그런 날씨입니다. 아주 죽겠어요.

6. 서머타임 시작.
3월 마지막주 일요일 새벽 2시.! 서머타임이 시작됩니다. 새벽 2시가 되면 3시가 되는 매직!! 핸드폰은 알아서 바뀌지만 시계는 바꿔주어야 합니다. 한시간의 차이가 뭐 대단하겠냐 싶다만은.. 밝을 때 깼는데 이제는 어두울 때 일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점점 밤이 짧아지겠죠. 섬머타임이 시작되면 아침에 좀 피곤해요. 그리고 애들도 밤에 더 늦게 자겠죠.. 아.. 상상만으로도 벌써 피곤합니다.



이 정도가 제가 생각하는 봄이 오는 소리겠네요.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사실 전 봄을 제일 좋아했다가 기관지가 약한 사람이기에 제일 힘든 계절이 되었어요. 어릴 때는 전혀 문제없었는데 말이죠. 제가 약해진 건지 환경이 안 좋아진 건지.. 슬프네요. 그래도 기나긴 독일의 겨울이 이렇게 또 지나갔습니다.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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