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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일상

독일에서 먹는 병원밥

by 하치(Hachi)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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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희 가족이 독일에서 살면서 몇 번의 병원입원생활을 했고 그래서 그때마다 먹었던 병원밥에 대한 언급을 해볼까 합니다. 한국과는 많이 다른 독일병원의 식사입니다. 어떻게 구성되고 나오는지 사진과 함께 정리해보았습니다.

사실 저희는 원래 병원과는 그리 친하지 않았어요. 크게 아픈 일도 없었고 주기적으로 검진정도? 감기정도는 늘 병원 안 가고 쉬면 알아서 지나갔으니까요. 한국에서도 그렀고요. 그러다 저의 임신, 출산, 그리고 똑똑이의 열성경련까지.. 여러 일을 겪으면서 한국에서도 잘하지 않았던 병원입원생활이 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의료보험비가 한국의 두 세배하는 독일에서 오죽하면 남편이 이만하면 의료보험비 낸 것보다 더 받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여긴 공보험이 있으면 병원비가 거의 무료거든요. 나중에 입원생활에 대한 포스팅도 해볼게요. 세상에.. 입원한 걸로 포스팅을 할 줄이야..ㅠ 
 

 

독일에서 입원하면 먹는 병원밥.

저는 독일에서 종합병원 산부인과병실과 대학병원 산부인과병실 모두 입원했었습니다. 그리고 가족 모두 코로나로 함께 소아과 코로나 병실에서 입원했었구요. 또 똑똑이의 열성경련으로 대학병원 소아과병실에도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먹는 밥의 스케줄을 역시나 아침, 점심, 저녁이 됩니다. 그리고 입원을 하면 식사에 대한 종이를 주는데 아침, 점심, 저녁 메뉴들이 적혀있고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둘째 귤이 출산하면서 입원했을 때는 식사 담당하시는 분이 직접 오셔서 알려주시면 제가 선택해서 바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바로바로 물어볼 수 있어서 편했어요.
 
아침 : 빵, 햄, 치즈, 잼, 버터, 마가린, 과일, 요거트 등등.. 
아침은 거의 빵을 주식으로 먹을 수 있는 식사로 나옵니다. 빵 중에도 브뢰첸이라고 주먹만 한 빵이 있는데 그게 꼭 나와요. 식빵도 나오긴 하는데 진짜 푸석푸석해서 맛없어요. 제가 장기로 입원했을 때 아침은 무조건 이렇게 먹었어요. 빵에 버터와 꿀을 바르고 삶은 달걀과 햄을 넣고 샌드위치처럼 먹었습니다. 진짜 빵에 버터+꿀 조합은 사랑입니다. 삶은 달걀은 선택 시만 나오는데 진짜 이거 없었으면 전 아침 못 버텼을 것 같아요.
 

독일병원입원아침밥
독일병원아침밥
독일병원아침빵
독일병원아침빵

이건 이번에 남편과 똑똑이가 받은 아침밥이에요. 거의 비슷하죠. 빵에 발라 먹는 소세지 같은 Leberwurst라는 것이 있는데 제가 너무너무 애정하는 제품입니다. 호불호가 좀 갈리는 소세지인데 남편은 처음에 별로 안좋아했다가 요즘 잘 먹네요. 그리고 과일과 요거트도 야무지게 선택해서 먹고 매끼마다 커피나 차도 준비해주십니다. 
 
점심 :  따뜻한 음식, 비건식도 따로 있어서 선택가능함.

독일병원점심밥
독일병원점심밥

 
이건 이번에 똑똑이 입원했을 때 나온 보호자 / 아이 점심식사입니다. 문제는 아이식사인데도 짜요.. 독일은 그냥 기본이 다 짠가 봐요. 병원식인데도 짭니다. 저 입원했을 때는 나름 간이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남편말로는 이번 입원했을 때 병원밥은 그냥 다 짜고 맛없었다고 해요. 같은 대학병원이었는데도 말이죠.ㅠ 어찌나 안쓰럽던지. 그래서 제가 짐에 넣었던 햇반과 김을 맛나게 먹었다고 합니다.
 

독일점심병원밥
독일점심병원밥

아기식사에는 꼭 감자나 고구나, 콩 퓌레가 같이 나오네요. 점심은 따뜻한 식사와 샐러드, 후식인 요거트나 달달한 빵, 쿠키, 무스, 과일 등.. 선택해서 먹었어요. 하루중 가장 많이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라고 생각합니다. 유일하게 따뜻한 식사에요.. 삼시세끼 따뜻한 밥이 나오는 (맛이 없어도..) 한국 병원밥이 그리웠던 그런 날들이였습니다.
 
저녁 : 빵, 치즈, 햄, 버터, 잼, 마가린, 과일 등등..
 

독일병원저녁밥
독일병원저녁밥

 
진짜 제일 먹기 싫을 때가 바로 저녁입니다. 정말 너무 맛없어요.. 빵도 거의 푸석푸석한 식빵, 곡물빵 밖에 없고 치즈나 햄도 다 차갑고.. 그냥 과일이나 요거트 정도로 마무리.. 먹을 것이 없어서 먹기 힘든 그런 식단입니다. 진짜 병원에서 잘 먹어야 빨리 낫고 나갈 텐데 이건 빨리 나아서 나가야 드디어 먹을 만한 것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웃프네요. 
 

독일병원 입원시 병원밥말고 다른 식사를 하고 싶다면?

가장 좋은건 입원할 때 집에서 싸오는 방법이죠. 다행히 병동내에는 휴게실, 보호자식사하는 곳, 복도 등에 전자레인지같은 것이 있어서 사용할 수 있어요. 그래서 햇반도 가져가서 먹고 했어요. 코로나로 입원하거나 아직 코로나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는 병실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데 그럴 때는 간호사분께서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가져다 주셨습니다.
그리고 산부인과 병동에 있었을 때는 복도 가운데 선반에 커피, 차, 뜨거운 물, 전자레인지, 컵수프, 과일, 주스, 물 등이 구비되어 있어 언제든지 가져다가 먹을 수 있었어요. 컵이나 스푼, 포크, 설탕, 우유 등도 같이 있어서 먹기 편했습니다. 
또 병원에는 식당이나 편의점이 있어요. 거동이 가능하시면 그런 곳을 이용하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전 똑똑이 임신했을 때 출산 전까지 2주 정도 입원했었는데 그때 거동하는데 문제없었기 때문에 병원밥이 정말 맛없었을 때는 병원식당에 가서 밥도 먹고 오고 편의점에 가서 군것질거리도 잔뜩 사가지고 병실로 왔었어요. 이번에 똑똑이랑 남편이 입원했을 때 알려줬는데 똑똑이 열 내리고 움직일 수 있었던 마지막날 저녁에나 편의점 가려고 왔다가 문 닫아서 산책만 하고 왔는데 슬픈 이야기..ㅠㅠ
 

 
이렇게 독일에서 입원하면 먹게 되는 병원밥에 대해서 적어보았습니다. 병원밥이 맛없는 것은 만국공통인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네요. 맛있었다면 더 빨리 나아서 퇴원했을 텐데 말입니다. 맛있어서 더 병원에 있거나 뭐 막 이런 일을 걱정해서.. 는 아니겠죠. 하하.^^;; 
어쨌든 병원밥,, 안 먹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즉 안 아픈 것이 최고라는 뜻이죠. 저희도 이제 그만 먹고 싶어요. 남이 해준 밥이 제일 맛나다지만 병원밥은 예외인 것 같습니다. 힘들어도 밥 해 먹을 테니까 아프지만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아프지 말고 늘 건강만 하세요. 특히 타지에 계시는 분들은 더더욱이요. 역시 나와서 아프면 고생도 고생이지만 서럽기가 정말 말도 못 할 정도입니다. 또 아이들이 아플 때면 진짜 제 명이 줄어드는 느낌이에요. 우리 모두 아프지 말고 건강해요.!!
 
그럼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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