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월드컵] 외국친구들과 본 월드컵 첫 경기.

안녕하세요. 하치입니다.

이제 겨우 정신을 차리고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서 적어 볼까 합니다. 

현재 전 세계는 러시아 월드컵으로 상기되어있는 상태입니다. 당연히 독일도 그러합니다. 아무래도 강력한 우승 후보 이기 때문인지 월드컵 전부터 해당 응원 상품이나 마실 것 위주의 판매가 많이 늘었습니다. 당연히 저희도 축구를 보며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해두었습니다. 

바로 한국 경기를 위해서 였습니다. 

사실 이번 월드컵에는 크게 기대를 하고 있진 않습니다. 게다가 같은 조에 독일까지 있으니 그 날을 조용히 집에서 볼까 했지만 원치 않게 밖에서 보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듯 싶습니다. 그건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어제는 정말 프랑스 다녀온 여독이 풀리지 않아서 집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날 친구를 만나기로 해서 쉬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페이스북에 글과 프랑스에 다녀온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댓글에 인도 친구가 지금 핸드폰이 망가져서 우리들이 사용하는 채팅 앱인 WHATAPP을 사용하지 못한다라고 적었더군요. 그리고는 오늘 월드컵이 시작되는데 친구들과 보고 싶다고 대신 채팅창에 글을 올려줄 수 있냐고 물어보아서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왠지 집 안에서 아닌 밖에서 월드컵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에 몸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나가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일 시간으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는 오후 5시에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30분 일찍 만나서 축구를 볼 수 있는 아이리쉬 펍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연락한 결과 가능한 친구들은 러시아, 팔레스타인, 인도 친구와 저 이렇게 4명이 보기로 했습니다. 인도 친구가 가든에 다녀오는 관계로 좀 늦어서 저희는 5시가 좀 넘은 시간에 가게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고 1층과 2층 으로 되어있었는데 모두 스크린이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스크린 보다는 작았지만 경기를 보는데에는 아무런 문제는 없었습니다. 맨 앞자리는 이미 사람들이 모두 앉아서 저희는 바로 뒷자리로 갔고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 뒷자리 까지 모두 찼습니다. 화장실을 가려고 올라가니 거기에도 사람들이 스크린으로 경기를 보고 있었습니다.

자리를 잡고 경기를 보는 것과 동시에 주문도 하였습니다. 

간단히 먹을 스낵과 마실 것을 시킨 후 경기를 보았습니다. 거의 초반이라서 사실 막 집중하지는 못했고 그 사이 카운터에 뭐 좀 물어보러 가는 사이 뒤에서 들려오는 큰 함성소리가 들렸습니다. 고개를 돌려 보니 기쁨과 놀라움의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친구들이 보였습니다. 순간 러시아가 골을 넣었구나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러시아가 전반 12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저는 후다닥 자리로 돌아와서 이게 어떻게 된거냐 했더니 러시아가 골을 넣었다고 하면서 놀라워 했습니다. 

사실 저희가 여기로 오면서 오늘의 경기에 대해 얘기했었는데 저는 무승부를 생각했고 다른 친구들은 한 골차이로 러시아가 이길 것 같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친구는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는 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우리는 축구를 못하기 때문이라고 간단 명료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마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너의 생각, 나의 생각 똑같아 이거 였습니다. 

그러나 이 경기를 전 후로 제 생각은 많이 달라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러시아 친구 말로는 아무래도 홈경기라서 그런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전반에 터진 두 번째 골로 왠만하면 러시아가 이기겠다 싶었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러시아를 응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너무 재미나게 경기를 보고 있었습니다. 

전반이 끝나고 쉬는 시간일 때 혹시나 해서 러시아 친구한테 물어보았습니다. 혹시 여기에 러시아 사람들이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지금까지 러시아어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다들 어딘가에서 보고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그리고 후반전 부터는 마음 편히 먹고 마시면서 이야기도 하고 보고 있었는데 또 한 골이 들어갔습니다. 진짜 다들 예상치 못한 스코어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고 러시아 친구에게 축하 인사를 했습니다. 진짜 그렇게 경기가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던 찰나 추가시간 3분 동안 두 골을 내리넣으면서 그 곳은 모두 좋으면서 멘탈이 털리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이 정도로 골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러시아의 일방적인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 이였습니다. 그래도 응원하고 있던 팀이 이기니 너무 좋았습니다. 

경기 안에서 재미있는 것이 또 하나 있었는데 바로 푸틴의 제스쳐였습니다. 

전반에는 정신이 없어서 골을 넣은 후 화면을 잘 못봤는데 후반전 부터는 골을 넣은 후 푸틴과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잡아 주었습니다. 재미 있던 것은 골을 넣어도 굉장히 침착한 푸틴과 그 옆옆에 앉은 사우디의 왕세자의 대비된 모습이였습니다. 왕세자는 축하를 건내기도 했으나 나중에는 푸틴에게 위로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굉장히 당당한 또 당연한 것이라는 듯한 제스쳐는 우리로 하여금 빵 터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치 푸틴은 이 상황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깨를 으쓱하는 제스쳐와 함께 말입니다. 

그렇게 신나고 재미있던 경기를 5-0이라는 크나큰 스코어를 만들고는 끝이 났습니다. 큰 골차이로 러시아는 16강과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고 그로 인해 우리는 러시아 친구에게 좋겠다고 부러움을 표현했습니다. 진짜 부러웠기 때문입니다.

이 날 너무 재미나게 봐서 그런지 우리 각자 응원하는 팀 경기 때마다 모여서 보자고 했습니다. 

우선 월드컵 본선에 들어간 한국, 러시아, 체코 경기와 인도 친구가 응원하는 아르헨티나까지 총 4팀의 경기는 시간이 맞으면 함께 보자고 했습니다. 토요일에 아르헨티나 경기 후 바로 체코 경기가 있고 월요일에는 한국의 경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경기 때에는 저희 집으로 초대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한국 음식과 마실 것 준비 하겠다고 했습니다. 벌써부터 그 날이 기대됩니다.

그리고 화장실 다녀온 후 친구들에게 들은 좋은 정보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지금 옆 광장에서 밀로 만든 음료 축제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바로 오늘이 너의 날이야라고 하는데 어느새 여기서 저는 이런 이미지로 굳혀져 버린 듯 합니다. 이미 여기서 500을 3개나 마셨는데 그렇다고 안 먹을 순 없기에 가서 또 마십니다. 

사람도 많이 있고 음악도 크게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 때가 7시 조금 넘은 시간이였습니다. 

부스가 많이 있어서 어떤 것이 있는지 한 번 둘러본 후 선택한 곳은 바로 남 아프리카 공화국의 밀로 만든 음료였습니다. 현재 저는 음료로 밖에 표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양해바랍니다. 그래도 무엇을 뜻하는지는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에 들어있었지만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음악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기도 하고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따라 부르기도 하면서 진짜 재미나게 놀았습니다. 

이 날 몸도 피곤한 것도 있어서 자전거를 안 타고 버스타고 오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부스에 정말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음료를 팔길래 거기서도 마셨습니다. 

러시아친구가 알렉산더라는 이름이 러시아에 많다고 하길래 결정장애 덕분에 그걸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맛은 정말 너무나 시었습니다. 특히 신 것을 잘 못 먹는 저이기에 다른 친구에게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러시아친구가 미안하다고 했지만 제가 선택한 것이고 우리 둘 다 몰랐던 것이니까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수다 떨면서 놀고 있던 와중 해가 뉘엇뉘엇 지고 있었습니다. 더는 못 마실 것 같아서 다음에 또 만나자는 인사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습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과 동시에 남편에게 엄청난 민폐를 끼친 후 기절하듯이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인 오늘 친구들에게 어제 보내진 집에 잘 들어갔냐 라는 문자를 확인하고 얼른 답을 해주었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잤다고 했더니 답이 없길래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보내왔습니다. 역시 우린 서로를 너무 잘 아는 듯 하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친구들 덕분에 이번 월드컵이 너무 재미있어 질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들도 이번 한 달간의 러시아 월드컵 동안 재미있는 축제의 분위기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