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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일상

윗집으로 새로 이사온 이웃의 선물

by 하치(Hachi)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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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치입니다.
며칠 전에 깜짝 이벤트가 있었어요. 바로 윗집으로 이사 오신 분의 선물이었습니다. 정말 예상치도 못했는데 받게 돼서 많이 놀랬고 감사했습니다. 놀래서 어버버 했는데 나중에 답례하면서 더 얘기해 봐야겠어요. 좋은 이웃인 것 같은 느낌이 확 왔거든요. 그럼 어떤 선물이었는지 볼까요?

우리 동네 분위기는?

저희는 4층짜리 건물의 보눙(Wohnung)에서 살고 있어요. 한국의 4층짜리 아파트나 빌라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엘리베이터는 당연히 없습니다. 독일에서의 엘리베이터는 고층이 아닌 이상 흔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땅층, 독일에서는 Erdgeschoss라고 우리나라로 치면 1층에 살고 있습니다. (독일의 1층은 우리나라의 2층의 개념입니다.) 그리고 저희 동네는 다른 나라 이주민들이나 학생들이 많기도 하고 저희 건물은 이사 가고 오는 횟수가 많은 편입니다. 저희 동네가 약간 외곽이고 좀 저렴하기도 해요. 오래 사는 몇 집을 제외하고는 이사가 자주 와서 사람들이 자주 바뀌어요. 그래서 오래 산 집들은 서로 누군지 알고 인사도 잘해요. 특히 저희 윗집은 자주 비워있기도 하고 자주 이사오기도 해서 정확히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고 소리 나면 이사 왔구나 조용하면 이사 갔구나 정도만 알았습니다. 그리고 독일도 이사하면 이웃들에게 인사한다고 들었는데 여긴 독일인보다는 외국인들이나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사 와도 그런 교류는 별로 없었어요. 저희도 그랬고요. 그나마 저희 옆집 가족이 자주 마주치고 인사도 잘해주셔서 그나마 만나면 안부정도 묻고 그나마 친한 이웃인 것 같아요. 

새로 이사 온 윗집가족

그러다 어느 날 밖을 보니 이사하는 가족이 보였고 또 누가 이사 왔나 보다 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윗집에서 아이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원래는 젊은 커플이 살다 나간 후 별소리를 못 들었는데 아이소리와 쿵쿵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자주도 아니고 가끔이라 그냥 넘어갔어요. 우리 집에서는 첫째가 엄청 오도도도 뛰어다니기에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리고 밤마다 들리는 아이 우는 소리.. 저희 애들도 밤에 자주 우는데 아 이렇게 윗집에도 들리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더 조심하게 되었어요. 가끔 윗집아이가 우는 건지 옆방 우리 아이가 우는 건지 헷갈리긴 하지만요. 그러다 저희 택배를 받으면서 이웃의 택배도 같이 받아 보관하게 되었는데 처음 보는 이름이었어요. 누가 봐도 중동 쪽 이름. 그래서 저번에 이사하던 가족인가 보다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 그 사람이 택배를 찾으러 왔는데 역시나 그 이사하던 분들이었어요. 저는 바로 윗집인지는 몰랐고 새로 이사 오신 분이구나 했죠. 택배를 건네주는데 진짜 감사하다는 말을 이렇게까지 젠틀하게 할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젠틀했어요. 그렇게 좋은 인상을 주신 분이었는데 며칠 후 저녁에 다시 뵙게 되었어요. 벨을 누르셔서 나가보니 그분이 쿠키상자를 들고 오셨어요.

이웃이준쿠키상자
이웃이준쿠키상자

인사를 하고는 그분께서 이사 와서 인사하러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독일어는 잘 못해서 영어로 한다고 하셔서 괜찮다고 저도 그래요 그랬죠. 언제 이사 오셨냐 하니 이 주 전에 오셨다고 하시면서 쿠키상자를 건네주셨어요. 저번에 택배 맡아주셔서 고맙고, 아이가 있어서 좀 시끄러워서 죄송하다고 준비해 오셨더라고요. 저희도 아이가 있어서 이해한다고 괜찮다고 했습니다. 역시나 젠틀하신 분! 저희도 뭘 드려야 하나 했지만 곧 한국 갈 예정이라 집안에 있는 게 없네요. 한국 가서 좀 사 와야겠어요.

오늘은 가족들과 간식으로 먹었는데 똑똑이가 너무 좋아하네요. 원래도 버터 들어간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오늘 하루종일 식사 후 간식으로 이 상자를 찾느라 바빴답니다. 결국 마지막 세 번째는 주지 않았어요. 너무 달았거든요. 대신 내일 도시락에 싸줘야겠어요.
날씨 좋은 날이 점점 많아져서 기분도 좋아지는데 좋은 이웃을 만나 더 기분이 좋아진 듯합니다. 사실 한 집만 빼고는 아는 이웃들 모두 좋거든요. 조만간 그 한집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볼게요. 
그럼 다음글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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